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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 중에 뼈라고 불리는 친구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몸이 말라서 스켈레톤, 해골병정, 원효대사의 해골물 중에서 해골을 담당하는 친구다.
저는 전주에 학교를 다니고, 친구는 직장을 다니고 있었죠.
 
때는 바야흐로 2018년 4 ~ 5월 경(정확하지 않을 수 있음) 학교에 대한 회의감이 들 때 연락이 왔었다.
 

 
"차 사러 갈건데 같이 가자!"
 

 
나도 그 때 학교에 대한 회의감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었고,
휴학할 생각에 중간 고사 시험도 보러 가질 않았던 그런 나란 새끼.
놀 생각에 바로 오케이를 했죠.(아주 그냥 미친놈이었습니다.)
 
"ㄱㄱ!!"
 

 
그렇게 친구랑 버스타고 전주에서 군산으로 갔습니다.
 
군산에 내려서 한 중고차 판매 업체로 갔는데요?
 

 
차도 이것 저것 보다가 가성비 좋은 차를 봤죠.
그 때 당시 쉐보레 부품 단종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결국 크루즈 제품도 목이 댕강 잘렸습니다.
그 때 이후로, 중고차 값이 그냥 내 머리카락 마냥 후두둑 떨어졌는데요?
 
뼈가 보기에 이 쉐보레 크루즈가 첫 드림카로 좋아보였고 시승을 했습니다.
 
이 때부터 도망쳤어야 했습니다. ㅅㅂ
 

 
골목길에서 시속 20km도 못내고 D로만 두면 앞으로 굴러가는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조수석에 탔던 나.
 
어떻게든 골목길을 빠져 나오고,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와서 계약을 했죠.
이제 군산에서 전주로 돌아가는 길에 이 쉐붕이를 뼈가 몰고 가야되는 상황이었죠.
 

 
그 때 나는 집에서 목숨을 1개 밖에 가져오질 않아서
 
"나 집에 목숨두고 왔다. 나 죽으면 리스폰 안된다. 버스타고 가야겠다"
 
라고 하니
 
"죽어도 같이 죽어야 가는 길 심심하지 않다고"
 
이 M병을 떨어서 결국 같이 타고 감.
 
쉐붕이를 타고 사이드, 백미러, 의자 걍 맞출 수 있는건 다 때려 맞췄다.
 

 
중고차 매장을 슬금슬금 빠져 나왔고, 대로변을 나와서 속력을 내는 순간 쉐붕이가 토악질을 하기 시작했다.
 
"뿌예예예예예예옊!!!!"
 
"이 새끼가 미쳐서 풀악셀을 밟나?!"
 
했는데 시속을 보니 40km도 못 찍고 있었다.
그렇게 둘 다 땀 흘리면서 서로의 눈을 보니 동공 흔들리고 있었다.
 

.

 
"에어컨 틀어서 그런거 아니야?"
에어컨 끔 ->존나 더움 -> 에어컨 꺼도 똑같음 -> 다시 에어컨 킴
 
"에어컨 아닌거 같은데?"
 

 
풀악셀도 안밟았고, 에어컨 문제도 아니고 가만보니 기어봉에 드라이브(D)에 D+로 두고 있음.
 

 
시발 전주까지 살아서 갈 수 있을까.
기어도 다시 D로 맞춰 놓고, 안전 벨트 다시 단단히 점검하고, 우측 위에 있는 손잡이 잡고 떨리는 마음으로 떠났다.
 
그렇게 무사히 전주까지 왔다.
 
뼈와 나의 첫 쉐붕이의 추억은 이렇다.
 
쉐붕이 타고 뼈랑 같이 놀러 다니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고 그랬던 쉐붕이.
쉐붕이와 추억이 정말 많았다.
 
 

 
내가 취업을 해서 판교로 올라 오고, 뼈도 이직을 해서 같이 서울과 경기도로 올라 왔다.
 

 
이젠 현세에 찌들어서 많이 못만났지만, 그래도 가끔 만났는데 쉐붕이를 타고 돌아다니다 보니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쉐붕이가 이젠 그만 놔달라고 자꾸 울었다.
 

 
그러다가 전주에서 쉐붕이를 다시 탔는데, 진짜로 그만 놔달라고 본네트에서 하얀 연기가 뒤지게 났다.
 
"뼈야 우리 이러다가 뒤지는거 아니냐?"
 
냉각수가 끓어서 하얀 연기 겁나 났다.
 
이제는 정말로 보내줄 때가 됐다고 한다.


그렇게 쉐붕이 이야기가 잊혀지고 있다가 4월 5일 카톡이 왔다.

 

 

 

결국엔 쉐붕이 폐차장으로 보내줬다고 한다.

 

 

 

 

이렇게 크루즈가 고잉메리호 된 썰이다.

 

 

크루즈 대신 이제 토레스를 샀다는데 폐차장으로 데려가서 경각심 보여줬어야 했는데 아쉽다.

 

 

친구 차 크루즈 고잉메리호 된 썰(고인메리호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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